솔약국집 아들들, 27화
2020-01-21  22:27  ()    

 

 

누가 그거 몰라? 그래도 엄마가 너무 유치하잖아! 해도 해도 너무 하잖아!!!

거기다가, 형이 이렇게 날 때려? 아주, 엄마하고 장남하고 짜고 잘 해보슈, 야!!!!! 집안 꼴좋다, 어???

 

 

(…)

 

 

에이 씨, 정말 그만해!!! 왜 아까부터 계속 때리고 지랄이야, 대체 몇 댈 때리는 거야, 형이면 다야??!!

 

형은 좋겠수. 그렇게 끔찍하게 부모 생각하는 장남이라 증말 좋겠수. 야...! 그래서 이쁨을 받나?!

나 같은 새끼는 형 따라갈라면은, 발바닥에 땀나도록 뛰어봐야, 아직 멀었겠수. 어.

 

 

- 말 돌리지 마, 임마!

 

 

누가 말을 돌려, 내가 할 말이 얼마나 많은데!!!

형 그거 알어? 형은 형만 참고 산 줄 알지. 참고 산 건 오히려 나야, 알어?!!!

 

내가, 아주 옛날 이야기부터 한 번 해볼까?! 내가 막 태어나 보니까, 누가, 어떤 남자 애를 떡하니 내 앞에 안고 오드라구. 내가 누구냐고 막 물어볼라 그랬지. 근데 누가 그러대? 진풍아, 얘가 니 동생이야. 니 동생한테 안녕해야지, 동생한테 뽀뽀해야지.

안녕은 미쳤다고 안녕이야?! 뽀뽀는 무슨 얼어 죽을 뽀뽀야!!! 그때 내가 기저귀 차고 누워있었으니까 망정이지, 서서 걸어만 다녔어도 형은 벌써 나한테 죽었어, 알어?!!!

 

 

- 내가 왜, 임마.

 

 

형이 내 거 다 가져갔잖아!!!!!

 

형이 안 가져 간 거 있어??!!! 새 옷도! 새 신발도! 새 책가방도! 새 노트도! 다 형이 가져갔잖아!!!

내가 언제 새, 새 거 한 번 가져본 적 있어? 내가 언제 좋은 거 한 번 가져본 적 있냐구. 형이라고, 장남이라고, 무조건 형한테 갖다 바치기만 했지, 엄마 아버지가, 언제 나한테 좋은 거 한 번 줘본 적 있냐고!!!!!

쓰... 나 인턴 돼서, 쥐꼬리만 한 월급 받기 전까지는, 무조건 형이 입던 거, 형이 쓰던 거, 그런 거 쓰고 살았던 사람이야.

형한테 물려받는 게 하도 지긋지긋해서, 내가 새 옷 한 번 입었더니, 엄마가 나한테 뭐라는 줄 알어?!!! 날바람둥이 새끼래.

 

형도!!! 빤쓰까지 한 번 물려서 한 번 입어봐, 날바람둥이 새끼 안 되나!!!

 

 

 

솔약국집 아들들 / 송대풍, 송진풍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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